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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앞에 쉽게 좌절하지 말자', 이인규 감독과의 대화

'유행 앞에 쉽게 좌절하지 말자', 이인규 감독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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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유행 앞에 쉽게 좌절하지 말자', 이인규 감독과의 대화
상품 간략설명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살아남는 콘텐츠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요.”-인터뷰 발췌

최근 온더홀의 브랜드 필름 제작으로 함께 한 이인규 촬영 감독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하나의 결과물이 세상에 보여지기까지, 그 과정에는 많은 이들의 노고가 숨어있습니다.
이번 온더홀의 리뉴얼 팝업에서 브랜드 필름 제작으로 함께 한 이인규 촬영 감독과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전 닷페이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현재는 광고와 뮤직비디오, 공연, 웹드라마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의 작업의식이 엿보이는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감독님과 로파 팀은 작년 DDP 교류전의 홍보 영상 제작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요. 단 한 번의 미팅 만으로 서로가 그리는 결과물이 딱 떨어지던, 손발이 척척 맞는 협업자이기도 했습니다.

틱톡, 릴스, 숏츠까지 빠른 호흡의 영상들 속에서 경쟁하는 오늘날 업계 종사자로서 고민되는 부분은 없는지 묻는 질문에 '유행 앞에 쉽게 좌절하지 말자'고 명쾌하게 답변한 그의 모습에서 온더홀, 로파 팀과의 합이 좋았던 이유를 알 수 있었죠.

Edited by @mayonnaisemagazine @luna.brandteller

아카이브분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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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 앞에 쉽게 좌절하지 말자', 이인규 감독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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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0년 전, 갑자기 영상 작업을 하겠다고 용산 전자상가에서 파나소닉 캠코더를 구매한 적이 있습니다. 한동안 어딜 가나 캠코더를 손에 들고 다녔죠. 하지만 테이프에 켜켜이 녹화된 기록들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어요. 편집 프로그램을 배우고 실천하는 일이 꽤나 버거웠거든요. 영상이란 그만큼 무거운 작업이었던 것으로 한참 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편 모두가 휴대폰으로 영상을 찍고, 편집하고, 송출하고, 또 그것들을 다시 짜집기 하여 땅끝까지 퍼뜨리는 요즘, 이 분야의 진입장벽이 얼마나 낮아졌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직접 실천하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젠 30초 미만의 짧은 영상 없이는 온라인 세계에서 존재하기조차 힘든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하죠.

숨 쉬듯 영상을 만지작거리는 인구가 늘어나고, 기존 영상작업자들은 영역의 스펙트럼을 넓혀갑니다. 소설을 쓰고 싶지만 일단 외주 칼럼을 쓰는 글작가들처럼, 영화를 찍고 싶지만 상업 영상을 만드는 감독들도 많아졌어요. 탁월한 적응력과 현실감각으로, 빠르게 변하는 바람에 더욱 길게 느껴지는 여정의 한 구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장래희망이 영화감독이라는, 전 닷페이스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온더홀 브랜드 필름을 제작한 이인규 감독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좋아하는 마음만큼이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사람을, 조직을 힘차게 변화시키는 것 같아요. - 룬아



온더홀 브랜드 필름 : 우리의 진정성,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Link

안녕하세요 감독님, 온더홀 영상 잘 보았습니다. 영상을 진로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아무리 보편화되었다고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고 생각하거든요.
회화나 사진, 설치미술 등 시각예술이라면 전부 좋아합니다.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했고 늘 카메라가 곁에 있었어요. 당연한 수순인지 모르겠지만 영상도 찍기 시작했고 막상 해보니 욕심이 생겨서 계속하고 있네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자연스레 흘러오지 않았나 싶어요. 저 같은 촬영감독은 예술가보다는 기술자에 가까운데요, 작가적인 기획보다는 이를 효과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기술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역할입니다. 오히려 좋은 이야깃거리를 가진 창작자를 찾아 떠나야 하는 운명이랄까요. 이 점이 어렵다면 가장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사진을 주로 찍어서인지 영상은 항상 어렵게 느껴져요. 스틸컷과 움직이는 이미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점이 영상을 선택하신 이유와 연결되어 있나요?
너무 심도 깊은 질문인데요 (웃음). 개인적으로 좋다고 느껴지는 영화에서는 이야기의 흐름(구성)과 호흡이 먼저 보이고요, 사진은 시선과 표현력이 보여요. 영상작업에서 촬영만큼이나 재미있고 비중이 큰 부분은 바로 편집입니다. 저는 오히려 정지되어 있는 한 장면으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들고 메시지까지 담아야 하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굳이 비유하자면, 소설과 시의 차이와 비슷하지 않을까요?






닷페이스 콘텐츠를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카메라 뒤에 감독님이 계셨더라고요. 닷페이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는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2015년 즈음 이른바 '뉴미디어'라고 불리는 언론씬에 급변기가 있었습니다. 닷페이스는 방송 pd나 기자, 언론고시를 준비하던 멤버들이 모여서 만든 작은 프로젝트였는데 저는 카메라를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기술 파트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몇 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6년에 론칭했고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사회적 이슈를 긴밀하게 다루는 매체 특성상 강도 높은 작업의 연속이었을 텐데, 그 시기를 통해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닷페이스와는 3년을 함께 했는데요, 처음엔 아마추어 수준이었고 재미있게만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영상 퀄리티가 좋다'는 댓글 하나가 달렸고 갑자기 욕심이 생겼어요. 그 뒤로 촬영, 편집, 사운드, 색보정 등 가리지 않고 미친 듯이 공부하고 고민했던 시간들만 기억납니다. 지금의 제가 있기까지 트리거가 돼준, 작지만 임팩트 있는 사건이었죠. 댓글 남겨주신 분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닷페이스에서 나온 뒤, 보다 상업적인 시장으로 스펙트럼이 넓어졌어요. 다큐멘터리를 작업할 때와 다른 점이 뭔가요? 한편 분야를 막론하고 변치 않는 공통점이 있다면?
조금 더 감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서 공연, 뮤직비디오, 웹드라마 등의 장르로 확장했어요. 다큐는 주인공의 캐릭터와 메시지에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출을 시도하기에는 제약이 있었거든요. 특히 닷페이스처럼 사회적으로 첨예한 이슈를 다루는 매체라면 촬영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모델이나 전문 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기획 단계에서 많은 소통이 필요했고, 편안한 현장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신경을 썼죠. 상업 촬영의 경우에는 스태프도 많고 촬영에 보다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쾌적하기는 해요. 하지만 구성원 모두가 욕심을 내고 자유로운 현장 분위기가 만들어졌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점은 어떤 작업에서든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닷페이스에서의 경험은 요즘 하시는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아무래도 다큐멘터리 베이스로 커리어를 시작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무게감 있는 영상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진중하고 현실적인 감정과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익숙하기도 하고요. 크리에이티브한 면이 좀 더 강했다면 미디어아트나 팝한 뮤직비디오 같은 작업을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양한 장르 안에서도 특별히 선호하시는 유형의 작업이 있나요?
내러티브가 명확하게 보이는 영상을 좋아해 왔어요.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제품 광고나 뮤직비디오도 기승전결이 잘 드러나도록 작업하는 편입니다. 조금은 보수적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좋은 작품들은 저에게 항상 '이야기'를 깊이 남겼어요. 최근 몇 년 동안 소규모 영화 작업을 해왔는데, 앞으로 극영화 촬영을 많이 해보고 싶어요.




크리에이터이자 프리랜서로써 포트폴리오를 널리 알려야 할 필요가 있을 텐데, 자료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계속 일을 이어갈 수 있는 건 그동안 쌓아오신 신뢰와 네트워크 덕분일까요?
눈치채셨겠지만 SNS 환경에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직접 만나면 많이 어필하는데 온라인에서는 유독 어려워요. SNS를 잘 다루시는 분들을 보고 따라 하려고 노력 중이긴 한데요, INFP라서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웃음). 다행히 작업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재미있는 일을 함께 도모하고 있어요.

역시 일잘러는 일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죠. 바야흐로 영상의 시대입니다. 미디어, 개인 할 것 없이 모두가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요, 업계 종사자로서 위기감이 느껴질 때는 없나요?
틱톡과 릴스, 쇼츠 같이 빠르고 감각적인, 그리고 특유의 유머코드를 가진 콘텐츠들이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는 다시 영화나 음악, 미술 같은 문화산업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영상 제작에 에너지를 쏟고 또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목격해요. 하지만 예술에는 정말 다양한 레이어가 존재하고 소비자의 취향 또한 다양하기 때문에 유행 앞에서 쉽게 좌절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어디선가는 하마구치 류스케의 영화가 사랑받고 실리카겔이 다시 밴드 붐을 일으켰듯이, 시대와 장르를 불문하고 살아남는 콘텐츠는 언제나 존재한다고 믿고 싶어요!


영상 콘텐츠로 브랜딩과 마케팅에 접근하는 시도 역시 굉장히 많아졌어요. 온더홀 브랜딩 영상에 대해 듣고 싶은데요, 로파와는 두 번째 작업이라고요.
처음 로파 멤버들을 뵀을 때 다들 스타일이 너무 멋져서 살짝 겁이 났는데요 (웃음), 내내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 일에 얼마나 큰 열정이 있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덕분에 작업하는 동안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죠.
 

첫 작업은 DDP였죠.
네. 로파의 도예 및 페이퍼 디자인 작가님들과 DDP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소개하는 짧은 미니다큐 영상이었어요. 작가님들의 아이덴티티와 작업 방식을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닷페이스 때와 비교하면 꽤 순한 맛이었을 것 같은데 (웃음), 작가들과의 작업은 어땠나요?
작가님들 개개인의 내공이 상당했어요. 제품만 볼 때와는 달리 깊은 장인정신이 느껴져서 촬영하는 동안 되려 응원받게 되더라고요. 사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이나 도예의 배경지식이 크지 않아서, 작가님들에 대한 사전공부를 좀 더 했더라면 보다 깊이 있는 작업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짧은 홍보영상에 성에 찰만큼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순 없지만 언젠가는 더 긴 호흡으로 기록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욕심이 클수록 아쉬움도 클 따름이죠. 한편 온더홀 브랜드 필름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이야기는 무엇이었나요?
인터뷰가 주 형식인 영상입니다. 온더홀과 로파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일하는지, 또 그런 사람들이 모였을 때 브랜드가 어떤 생명력을 갖는지에 대해 나누었어요. 단순히 매출이나 마케팅을 넘어서 그들의 태도가 공간과 제품에 묻어나고, 결국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다시 깨달은 작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멤버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을 수 있던 점이 좋았어요. 비단 온더홀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들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으니 한 번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상 퀄리티도 멋지더라고요. 섬세한 음식을 제조하는 모습을 담아야 하는 만큼 어려운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온더홀의 주력 메뉴인 '파블로바'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았어요. 워낙 만들기 까다로운 디저트라 걱정했는데 헤드셰프인 영준 님이 촬영 경험도 있으시고 온더홀에 제조 설비가 잘 마련되어 있어서 생각보다 수월하게 촬영했습니다. 파블로바 자체가 예뻐서 막 찍어도 잘 나오더라고요 (웃음).
 
사실 이런 콘텐츠는 브랜드 입장에서 일종의 투자에 가까운데요, 브랜딩 관점에서 영상은 어떤 효과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 자체의 힘이 큰 시대인 것은 부인할 수 없어요.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영상이 효과적이죠. 물론 그만큼 쉽게 휘발된다는 단점도 있지만요. 로파와 온더홀은 그동안 브랜드의 이야기를 제품과 공간, 웹사이트와 글로 잘 쌓아왔어요. 거기에 더해 이번 리뉴얼 영상이 온더홀의 잠재적 고객들을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계속 살아 움직이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시도는 불가피할 거예요.






영상이야말로 간단하게 만들려면 간단하게, 어렵게 만들려면 기하급수적으로 난도가 올라갈 수 있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이라는 매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기하급수적으로 어려워지는 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해서 그래요. 어떤 콘텐츠든 명확한 목적성이 있어야 좋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겠죠. 욕심이야 크겠지만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물론 언제나 모든 걸 칼로 자른 듯 명확히 하긴 어려워요. 그래도 항상 작업의 목표를 세우고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다양한 작업들을 하시지만, 그중에도 해상도가 낮고 따뜻한 느낌의 작업들이 가장 감독님 다운 게 아닐까 감히 추측해 봅니다. 언젠가는 감독님이 찍은 청춘 드라마도 보고 싶네요. 감독님의 꿈은 무엇인가요?
브랜드 운영은 물론이고 영상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도 '진정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작업을 하면 할수록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톤 앤 매너’는 곧 작업자의 시선에서 나오는 결과예요. 제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너무 화려하게 포장해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장난스럽거나 가볍게 여기지도 않는 어느 지점에서 많은 감정들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어요.



Interviewer
룬아
브랜드텔러. 인터뷰를 중심으로 좋은 브랜드를 소개하고 연결하는 일을 한다. <취향집> 외 다수 저서를 썼으며 브랜드 꿈나무들을 위한 성장형 브랜드텔링 플랫폼 ‘마요네즈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다.
@luna.brandteller @mayonnaise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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