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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그려내는 녹의 세계, 김로와 작가와의 인터뷰

실로 그려내는 녹의 세계, 김로와 작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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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실로 그려내는 녹의 세계, 김로와 작가와의 인터뷰
상품 간략설명 실로 그려내는 녹의 세계 : 김로와 작가와의 인터뷰

2023 서치라이트 페어 때 작품으로 마주한 김로와 작가의 첫인상은 푸르른 녹색이 가득 찬 풍경이었습니다. 생동력 있고, 활기찬 느낌 그리고 녹색이 주는 치유를 전달하는 게 그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작업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녹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공유받게 되었어요. 김로와가 바라보는 녹색이란 불가항력의 거대한 무언가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러한 감정을 실이라는 재료로 깊이 있고 풍부하게 풀어내는 색채의 작가라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죠.

이번 개인전에 협력으로 함께 한 삭스타즈는 김로와 작가를 서치라이트에서의 작품 컬렉터로 만나 삭스타즈의 별관인 5PY를 작가만의 세상으로 채워주길 제안했습니다. 인연과 인연이 닿아 만들어진 이번 전시 소식을 기쁜 마음을 담아 인터뷰했습니다. /로파서울

전시는 월, 화를 제외한 3월 3일까지 서촌 5PY에서(@5py.sockstaz) 진행됩니다.

@lowakim_
김로와 개인전 《Green Grin 녹의 치아》
2024.2.16.(금)~2024.3.3.(일) 11:00-19:00 *월, 화 휴무
삭스타즈 5PY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2길 11-1)
* 별도의 예약없이 방문 가능합니다. 작품 구매는 현장에서 문의주시면 안내드립니다.

디자인, 글: 로파서울
사진: 임소은
협력: 로파서울 @lofa_seoul, 삭스타즈 @sockstaz

아카이브분류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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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그려내는 녹의 세계, 김로와 작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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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서치라이트 페어 때 작품으로 마주한 김로와 작가의 첫인상은 푸르른 녹색이 가득 찬 풍경이었습니다. 생동력 있고, 활기찬 느낌 그리고 녹색이 주는 치유를 전달하는 게 그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인전을 계기로 작업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녹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공유받게 되었어요. 김로와가 바라보는 녹색이란 불가항력의 거대한 무언가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그러한 감정을 실이라는 재료로 깊이 있고 풍부하게 풀어내는 색채의 작가라는 점도 발견할 수 있었죠.  


이번 개인전에 협력으로 함께 한 삭스타즈는 김로와 작가를 서치라이트에서의 작품 컬렉터로 만나 삭스타즈의 별관인 5PY를 작가만의 세상으로 채워주길 제안했습니다. 인연과 인연이 닿아 만들어진 이번 전시 소식을 기쁜 마음을 담아 인터뷰했습니다.

/로파서울


 

안녕하세요,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태피스트리/직조 작가로 활동 중인 김로와라고 합니다. 제 작업 기법이 낯설 수 있을 분들을 위해 짧게 설명 드리자면, 직조란 가로 실과 세로 실의 짜임으로 만들어지는 걸 말합니다. 흔히들 아시는 니트 조직과는 완전히 다른 기법이에요.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 쉽게 생각하면 러그의 짜임새입니다. 요즘 터프팅하고도 많이 혼동하시는데, 직조는 전기의 힘없이 오로지 손으로만 작업이 진행되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 점이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제게 중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서치라이트 페어 이후로도 바삐 활동하고 계셔서, 페어를 마친지 아직 몇 개월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아주 오랜만에 뵙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최근 어떻게 지내고 계셨나요?

감사하게도 다양한 곳에서 꾸준히 찾아주셔서 여러 일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류 브랜드에서도 일하고 있고 작가로서 작품도 계속 만들고 또 영상 쪽에 인연이 닿아서 최근엔 파리로 출장을 다녀오기도 하고.. 귀국하자마자 이번 개인전을 열기까지 이래저래 일이 많았네요. 그래도 모두 예술이라는 분야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일이 있음에 감사히 여기고 전진 중입니다. 아참, 요즘 체력과 건강의 중요성을 아주 크게 깨닫고 인생 처음 헬스장도 다니고 있습니다.

사진: 2023 E( )PTY X LOWA KIM POP UP 



로파서울과의 인연은 서치라이트 페어 때 시작되었죠, 독자들에게 그 일화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첫 인연부터 말씀드리면, 로파서울의 구인·구직 글을 통해 인연을 처음 맺게 되었습니다. 작가 활동을 계속 이어가야 할지 이젠 슬슬 한 회사에 몸 담가야 할지 크게 고민하던 중 로파서울에서 단기간 컨트렉터를 구한다는 글을 보고 지원하면서 처음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직원으로서의 인연은 맺지 못했지만 이후 감사하게도 저를 작가로서 찾아주시면서 서치라이트 페어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이를 기점으로 지금 5PY에서의 전시까지 이어지게 되었네요. 이때의 경험이 인생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인연에 감사하며 어찌 된들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작가 활동을 계속 이어가는 길을 선택하셨기에 이렇게 만나게 되었네요. 고민 끝에 작가로서의 김로와라는 방향성을 설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3년 전 첫 전시를 가질 때만 해도 작가라고 불리는 건 바라지도 상상하지도 않아서 요즘도 다소 부담스러운 호칭이긴 한데, 그러기엔 너무 많은 전시와 작업을 했더라고요(웃음). 작년 말부터 앞으로의 방향을 확실하게 잡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도 저도 안될 게 선명하게 보여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작가 활동을 넓혀가려고 노력 중입니다. 처음엔 이전 직장에 비해 한참 적은 고정 수입과 남들이 봤을 땐 ‘이 정도 학력과 스펙에 왜 그 일을 하냐’는 시선과 실제로 그런 말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아직도 그렇기도 하고요. 근데 6개월 가까이 자존심과 부딪혀 가며 생각해 보니 제 실력이 그렇다고 어디 가는 게 아니고 분명 작가로서 이 기량을 다 펼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스스로 방향을 잘 잡고 열심히만 하면 되는 문제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의 제 모습 역시 노력을 바탕으로 한 재능이 많은 작가, 똑똑한 작가가 되어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2023 서치라이트 페어 전경, 사진 임소은2023 서치라이트 페어 전경, 사진 임소은

2023 서치라이트 페어 전경, 사진 임소은

저희 역시 작가님 덕에 태피스트리 작품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요, 아니나 다를까 서치라이트 페어에서 관람객에게 ‘집에 두고 싶은 작품’을 꼽아보는 모의 컬렉팅 질문에 인기가 정말 많으셨어요. 작가님이 직접 태피스트리 작품이 갖는 매력을 소개해 주신다면?
집이란 공간은 현대 사회, 특히 한국에서는 더 큰 의미인 것 같아요. 아무리 작은 평수의 공간이라도 내가 원하는 음악을 틀고,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등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열쇠를 온전히 본인이 쥐고 있죠. 핸드폰도 사실 끄면 되니까요. 그런 공간에 제 태피스트리 작품을 두고 싶다고 하시는 건 관객분들과 저 또한 자연을 가까이 두고 싶은 마음, 평면에서 조금은 벗어난 텍스쳐가 더해진 벽면을 추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태피스트리는 간단해요. 기교도 없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짜임새가 다 보여요. 굳이 들춰보지 않아도 내 눈에 보이는 법칙, 그 속에서 나오는 안정감이 매력이 아닐까 싶어요.




5PY 공간에서는 개인전의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는데, 작년 서치라이트 페어에 참여했을 때와 지금의 개인전을 준비할 때의 심정이 또 다를 것 같아요. 이번 전시는 주로 어떤 마음으로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 전시는 이전과 다르게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작업했습니다. 작업기간이 여유롭지는 않았지만, 그것 외에는 가장 마음이 편안하고 부담감 없이 작업했던 것 같아요. 삭스타즈와 로파 측 분들의 배려로 어떠한 제한(컬러, 주제, 설치까지) 없이 자유로이 작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평소 가지고 있던 어릴 적의 단어들과 감정들을 아주 살짝 꺼내볼 수 있었죠. 살짝이라 함은, 어린아이들의 질문같이 가벼운 느낌의 “엄마, 이건 왜 녹색이야? 녹색은 어떤 것들이야?”라고 묻는 아주 순전한 호기심이 담긴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정답을 혼자서 찾아가는 짧은 여정이었습니다. 저로서는 뜻깊은 경험이었어요.




이번 전시 제목이 Green Grin으로 직역하면 ‘녹의 치아’란 다소 생소한 뜻인데요, 전시 제목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렸을 적 영어 소설을 읽을 때였어요. 제목은 까먹었지만, 말을 키우는 두 자매에 대한 소설이었는데, 거기에 ‘grin’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왔어요. 발음은 ‘green’과 유사한데 뜻을 몰랐죠. 글을 읽어 가는 중에 굉장히 자주 마주치면서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어요. 왜인지 사전은 찾아보기 귀찮아서 문맥을 통해 유추했는데 그게 저에겐 ‘엷은 미소, 떨떠름한 미소'의 느낌이었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치아가 보일 정도의 웃음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당시 저에게 ‘green’과 ‘grin’은 ‘대가가 따르는', ‘석연치 않은'이라는 느낌의 강력한 이미지로 고착되었어요. 대자연의 색으로 아주 아름답기도 하지만 동시에 아주 무섭기도 한, 대가가 따른다는 기분이 동일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를 저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면서 작은 캔버스 하나하나가 녹의 웃음 속 치아로 보여 ‘녹의 치아'라는 직관적인 전시명을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며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움직이는 작업물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근데 마침 5PY 공간이 바깥에서도 전시장 내부가 한눈에 보이는 통창을 가지고 있었고, 로파 측에서도 설치와 관련해 도움을 보태주시면서 도전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일정이 다소 빠듯해 메인이 될 만한 작업물을 새로 만들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많은 분의 도움으로 탈 없이 전시를 열었습니다.




말씀하신 설치 작품이 전시장 한 가운데 자리해 유리창 넘어  밖에서도 눈길을 사로잡아요. 이번 전시에서 관객이 눈여겨 볼 관람 포인트를 짚어주신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번 신작은 설치물 하나에 가장 힘을 주었습니다. 가변의 형태로 회전하는 ‘녹의 치아'는 이번 전시 작품 전체 중 저를 가장 닮아있는 것 같아 더 애정이 가기도 합니다. 마냥 이뻐 보이지 않았으면 하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이쁘지만 뭔가 하나 석연치 않은 혹은 불안한 느낌을 관객들에게 주고 싶었어요. 일정한 방향으로 계속해서 돌지만 서로 꼬여있고 어디 하나 반듯한 직선은 없죠. 제가 추구하는 미입니다. 사람도 작업도 세상도 그럴 때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듣다 보니 작가님의 작업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어떤 순서를 거쳐 작업을 하시나요?
보통 공간을 보고 난 후 중심이 되는 작업물을 새로 구상하는 편이에요. 전시하게 될 혹은 작품이 놓이게 될 공간을 봤을 때 떠오르는 게 언제나 다르더라고요. 이번 5PY는 작은 공간의 중앙에 중심이 되어 줄 설치물을 해야겠다고 바로 떠올렸어요. 저는 시간을 들여 시안을 구체화하기보단 머리에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밑바탕 작업 없이 손으로 바로 구현해 내는 걸 선호해요. 미술이나 스케치를 따로 배워본 적이 없어 무용지물이란걸 알아서인지 저의 감각과 머릿속 이미지를 믿고 우선 무턱대고 작업합니다. 다행히 완벽하게 구현되진 않더라도 제가 의도한 작업물들이 최종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초반 외부 소통을 위해 ‘어떠한 작품을 하려고 한다’하는 큰 틀을 러프하게 공유한 것 외에는 별다른 시안 없이 바로 작업에 들어가기도 했고요.


 
≪Green Grin≫ 전시 작업노트 모습

≪Green Grin≫ 전시 작업노트 모습

전시를 준비하시는 과정을 지켜보며 ‘손이 참 빠른 작가'라는 인상을 받았는데, 작가님의 직관적인 작업 스타일이 그 이유였구나 싶습니다. 과거 작업노트에서도 그렇고 이번에도 영화 ‘그린 나이트’에 대한 언급이 눈에 띕니다. 평소 영화나 문학에서 주로 영감을 얻는 편인가요?
특별히 영감을 받는 분야가 정해져 있진 않은데 확실한 건 사람에게서 받지는 않는 것 같아요. 영화도 사람에게 집중하기보단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생각, 추상적인 주제 등에서 더 영감을 받아요.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제가 고집이 조금 세기도 한지라(웃음) 영감을 받은 기억이 없기도 하네요. 위로와는 별개로요! 생각해 보면 대 카테고리는 늘 자연이었습니다. 사람이 닿지 못할 곳의 자연이요.
영화 ‘그린 나이트’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학창 시절 공부가 전부일 때엔 워낙 혼자 하는 일이라 외롭다 보니 공부하는 척 이어폰으로 라디오와 팟캐스트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중에 이동진 평론가님이 큰 지분을 차지했어요. 지금은 유튜브로 구독 중이라 여전히 그분이 추천하는 영화는 모두 챙겨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러던 중 한해 최고의 영화로 ‘그린 나이트'를 언급하셨는데 안 볼 수가 없겠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제대로 해석한 건지 모르겠고 심지어 아서왕 서사도 잘 모르고 있지만 영화의 내용과 분위기, 대사, 색감 모든 게 제 오감을 자극해요. 영화를 볼 때 광활한 우주가 나오면 대자연에 대한 두려움 혹은 경외감을 느낄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오히려 ‘그린 나이트'를 보며 이를 느꼈어요. 자연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미세하고 하찮은 것까지 아우르는지를 깨달으면서 역으로 더 많은 경외감을 느끼게 되었죠.




≪Green Grin≫ 전시 서문 일부


최근 여러 아티스트 협업 프로젝트에서 선보인 작품들도 그렇고, 상업과 예술의 경계를 구분 짓지 않고 활발히 활동하고 계시죠. 다가오는 4월에도 새로운 협업을 앞두고 계시다 들었어요. 외부 협업과 무관하게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은 사실 당장 생각나는 건 없는데, 꼽자면 더 섬세한 작업을 해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어느 정도 기교를 부렸어요.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더 쉽지만, 아쉬운 방법으로 작업을 완성해 나갔죠. 바쁜 게 어느 정도 지나가면 손으로밖에 작업할 수 없는, 아주 섬세한 작품을 만들 생각이에요. 섬세하지만 큰 작품이요!




Artist
김로와
직조와 태피스트리 기술을 주로 사용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여 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의 전시와 아티스트들과의 오브제 협업을 통해 순수, 상업미술에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핸드메이드 작품이 가지는 복제 불가한 희소성을 특징으로 작업하는 동시에 더 친숙하고 쉬운 방법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작가의 작업물을 기반으로 둔 브랜드 호와로와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lowakim_ @howalowa

Photo 임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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